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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쇼의 집요한 구애와 챔프 등극, 존슨과 맞대결 청신호

 


과거부터 격투스포츠는 무거운 체급일수록 인기가 많았다. 복싱이 그랬고 종합격투기도 마찬가지다. 현재 UFC만 봐도 인기는 체급에 비례한다는 말이 결코 틀리지 않다. 중량급이 크게 흥행하는 반면 경량급은 아무리 실력 좋은 선수가 나와도 대중들의 시선을 끌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경기라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간다. 11차 방어에 성공한 부동의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과 현 밴텀급 챔피언 TJ 딜라쇼의 대결. 더 이상 존슨에게 도전할 선수가 마땅히 없는 현재, 상위 체급 챔피언과의 경기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 밴텀급 챔피언 딜라쇼는 체급을 내려 존슨과 붙겠다며 수개월째 맞대결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존슨의 거부로 쉽지 않을 것 같았던 이 경기가 상당 부분 진척된 듯하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지난 3일(한국시간) UFC 218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직 발표는 안 했으나 이 경기는 치러질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딜라쇼 대 존슨의 대결은 지난 5월 챔피언이었던 코디 가브란트가 부상을 입으면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상대를 잃은 딜라쇼가 체중을 내려 플라이급 타이틀에 도전하고 싶다는 자세를 취했다. "난 밴텀급에서 큰 편이 아니다. 감량도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다. 몇 주의 시간만 주어진다면 몸을 개조할 수 있다. 플라이급으로 싸우는 게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존슨의 반응은 석연치 않았다. 딜라쇼가 타이틀에 도전할 명분이 없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당시 존슨은 "난 레이 보그와의 경기 계약을 기다리고 있다. 딜라쇼는 밴텀급 챔피언도 아니다. 만약 타이틀전을 원한다면 플라이급에서 최소 한 번을 싸워 이겨라. 그렇게 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 대표는 딜라쇼의 생각에 힘을 실었다. "존슨이 딜라쇼와 싸우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이 경기에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것이고 그는 PPV 수당을 받을 수 있다. 딜라쇼는 전 챔피언으로서 충분히 자격이 있다. 그는 이미 준비에 들어갔다"며 존슨을 압박했다.

둘의 양공 작전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딜라쇼는 "겁먹지 마라. 이건 격투기다. 난 하루를 남기고 다른 상대를 타이틀 도전자로 맞은 적도 있다"고 존슨을 건드렸고, 화이트 대표는 "딜라쇼가 P4P 1위인 존슨에게 도전하려 하지만, 존슨은 이 경기를 거부하고 5위권에 있는 레이 보그를 고집하고 있다. 존슨과 딜라쇼의 경기는 모두가 원한다. P4P 1위라면 제발 싸웠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슨은 넘어가지 않았다. 보그를 11차 타이틀 방어전의 도전자로 맞았고, 가브란트가 부상에서 회복해 딜라쇼와의 대결이 재확정 되면서 존슨과의 대결 분위기도 수그러들었다. 가브란트와 딜라쇼는 서로 경기에서 이긴 뒤 존슨과 붙겠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밴텀급 타이틀전의 승자는 딜라쇼였다. 그리고 딜라쇼는 벨트를 두르자마자 보그를 꺾고 11차 방어에 성공한 존슨을 불러냈다.

"존슨은 내게서 도망갈 수 없다. 그는 목표로 하던 기록을 넘어섰고, 나와의 대결은 돈을 만들 수 있는 큰 경기다. 이건 그가 원하던 바다. 안 싸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많은 팬들이 원하는 경기다. 용기를 내고 P4P 1위라는 것을 증명하라"고 큰소리쳤다.

존슨으로선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현재 자신에게 도전할 파이터가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다. 크루즈 대 리베라의 경기 승자가 적합했지만, 하필이면 크루즈가 부상을 당해 경기가 취소됐다. 완강히 거부하던 이전과는 다른 자세를 취한다.

다음 상대가 존슨이 될 것이고 딜라쇼는 믿는다. 존슨이 자신과 타이틀을 걸고 싸울 자격이 없다고 했지만, 지금은 엄연히 챔피언이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존슨의 체급인 플라이급으로 내리는 만큼 존슨이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딜라쇼에 따르면, UFC 217에서 챔피언에 오른 직후 존슨이 자신에게 찾아와 대결을 위한 첫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